10년 째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 특이 증상도 없어 완치 어려운 4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활발한 연구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분야 또한 폐암이다. 폐암에 걸리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치료에 적극 임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특이 증상 없어 조기 발견 어려워

국내 폐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10만3,108명이었다. 2012년 6만4,377명에서 8년 새 59.3%나 늘었다. 남성 암 발생률 1위, 여성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폐암 5년 생존률은 23.5%에 불과했다.

폐암 생존률이 낮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체 폐암 환자의 5~15%만 무증상일 때 진단 받는다고 한다. 대부분은 전이되고 나서야 폐암 진단을 받는다.

폐암은 초기 특이 증상이 없다. 기침, 객혈,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폐암에서만 나타나지 않아 환자가 인지하기는 어렵다. 뼈로 전이되면 뼈 통증, 뇌에 전이되면 어지러움이나 신경증상이 생긴다. 척추에 전이됐을 때 갑작스런 하지마비도 발생할 수 있다.

■'흡연'이 주 원인...고위험군 검진 필수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폐암의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소세포폐암보다 악성도가 낮다고 여겨진다. 흡연량이 적은 사람, 동양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이 자주 관찰된다. 다시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등으로 나뉜다.

반면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보다 예후가 나쁘다. 전이 속도가 빨라 발견 당시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흡연을 오래, 많이 한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폐암의 주 원인은 흡연이다. 직접 흡연은 폐암 발생 위험을 13배, 오랜 간접흡연은 1.5배 증가시킨다. 작업장의 유해 물질,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폐암 가족력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세 이상은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갑년이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에 흡연기간을 곱한 수치다. 국가암검진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저선량CT검사를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4기도 표적항암치료제로 예후 높여

폐암이 의심되면 기관지내시경검사, 조직검사 등으로 확진한다. 확진되면 병기를 결정해 적합한 치료를 하게 된다. 1기와 2기, 3기 일부는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항암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전이가 된 3기와 4기는 완치보다는 생명 연장이 치료의 목적이다. 항암, 약물, 방사선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특히 유전자돌연변이에 대한 표적항암치료제의 발전으로 4기 폐암의 예후가 좋아지고 있다. 표적항암치료제는 폐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골라 죽이는 항암제다. 현재 EGFR, ROS1, BRAF 변이에 대한 표적항암치료제가 나와있다. 다른 변이에 대한 치료제도 개발되는 중이다.

임정욱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폐암센터 호흡기내과 교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4기 폐암도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연과 정기 검진으로 예방 중요

폐암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오염된 공기, 미세먼지, 석면 등 유해물질도 피하도록 한다. 외부 작업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요리 할 때는 환기를 해야 한다.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도 중요하다. 특히 저선량CT는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1/6으로 줄여 부작용이 적다.

하직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0세 이상이라면 매년 저선량CT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폐암 치료가 눈부시게 발전하는 만큼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보람 기자 rambo@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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