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겨 먹으면 장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먹은 음식은 대장에 약 48시간 머무른다. 대장은 음식물의 전해질과 수분을 빨아들이고, 찌꺼기는 대변으로 배출한다. 이렇게 식사와 대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해물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장에 남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대장암의 80%는 고지방장·고열량 음식, 음주,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생한다. 건강한 장을 위해 꼭 챙겨먹어야 할 식품을 알아보자.
■원활한 배변 돕는 '식이섬유'
장에 있는 음식 찌꺼기가 대변으로 잘 배출돼야 건강한 상태다. 즉 원활한 배변이 중요한 것. 배설물 양이 많을수록 장 운동이 활발해지고 장 속 환경이 깨끗해진다. 이 때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배변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식이섬유가 음식의 물을 흡수해 대변을 불리고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귀리에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돕고 혈당 상승 억제,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등의 효능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이섬유가 많은 대표적인 음식은 ‘귀리’다. 다른 곡물보다 식이섬유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귀리의 식이섬유량은 24.1로 현미(3.29)보다 8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귀리의 식이섬유는 수용성이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도울 뿐 아니라,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 이에 심혈관 질환과 심장병 예방에도 좋다.
쌀과 귀리의 비율을 7:3으로 섞어 밥을 지어 먹으면 좋다. 백미에 부족한 단백질과 비타민B, 섬유질, 지방 등을 보충해준다. 볶은 통귀리를 우유나 요거트에 넣어 먹으면 간편하고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귀리의 거친 식감이 부담스럽다면 귀리를 볶은 다음 누르거나 죽처럼 조리한 오트밀로 즐길 수 있다.
고구마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포만감을 높이고 장 운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귀리 속 수용성 식이섬유와는 다른 ‘불용성 식이섬유’도 있다. 식이섬유가 많기로 알려진 고구마가 가진 것이 바로 불용성이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포만감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장 운동을 촉진, 변비를 예방해준다. 특히 고구마는 껍질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하니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한 장 환경 조성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한 유익균을 먹는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건강한 장 환경을 만드는데 유익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에 유익한 ‘유익균’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장 속에는 100종류 이상, 약 100조 이상의 균이 산다. 유해균보다 유익균이 많은 상태일 때 건강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엔 유익균을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칭해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한다.
나수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까지 내려가 장내 세균 환경을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제품마다 균 종류와 제조 공정 등이 다르다. 통상적으로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락토코커스, 엔토로코커스, 스트렙토코커스 등의 유익균이 효능을 인정 받았다.
특히 한 달 이상 꾸준히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나 교수는 "어쩌다 한두 번 먹는 유산균이나 요거트 등은 사실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로 한 달 정도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단 면역억제 치료 중이거나 염증성장질환 혹은 대장암 환자는 복용을 삼가야 한다. 느슨해진 장벽에 직접 균이 유입돼 균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중심정맥관 시술을 받는 암 환자는 피해야 한다.
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 안전하지만 살아있는 생균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영유아나 산모, 고령자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복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