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각종 대사 활동으로 몸의 에너지를 만들고, 해독 작용 및 살균을 담당한다. 한의학에서는 정신 활동의 혼(魂)이 깃들어 있는 곳으로 설명한다.

여러 역할을 하는 만큼 관련 질병도 많다. 암을 비롯해 지방간, 알코올성 간 질환, 임신 중독증, 간농양, 간염 등이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 암 환자 중 6.1%를 차지, 일곱 번째로 많다.(2019년 기준)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8.2%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5.6%, 50대가 23.2% 순이다.

간암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근치적 치료와 증상 완화를 위한 비근치적 치료로 나뉜다. 수술 여부에 따라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도 나눌 수 있다.

간암 환자는 대부분 간경변증을 가진 경우가 많아 치료를 시행하는데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간 절제술과 간이식은 대표적인 근치적 치료다.

간 절제술은 암세포나 종양이 있는 부분을 절제하는 것이다. 작은 종양이 몇 개 있을 때 하는 것이 예후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을 줄 공여자가 없어도 되고 바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간이 건강해야 절제술이 가능하다. 국내 간암 환자의 약 80%가 간경변증을 앓고 있어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간이식에 비해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간이식은 암세포가 있는 간을 깨끗한 암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혈액형이 동일하거나 이식할 수 있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이 가능하다.

간이식이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간 상태가 중요하다. 공여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수혜자는 다른 부위에 암이나 심장, 폐 질환이 있으면 이식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간을 몸에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 돼야 한다. 다만 간이식은 공여자가 부족과 비싼 비용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간암이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나 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암에 대한 치료보다 통증을 완화하거나 간경변증 등의 합병증에 대한 치료를 주로 한다. 경동맥화학색전술(통칭 색전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간동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간동맥을 막으면 암세포는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세포가 괴사한다. 근치적 치료가 아닌 만큼 경과를 추적하면서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 단점은 괴사가 일어난 종괴의 주변에서 다시 우회적 혈관공급이 생길 수 있어 암이 다시 자랄 수 있다는 점이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의 절제가 불가능하고 국소 치료술이나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으로 효과를 보기도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된다. 최근 방사선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난 양성자 치료가 시도되고 있는데, 종양에만 방사선을 집중 조사하는 것이 가능해 정상 조직에서의 부작용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고주파를 이용해 간암을 태우는 고주파 열치료, 알코올을 주입해 간암 세포를 죽이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항암약물 요법(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전신주사) 등이 있다.

대한간암학회는 “간암 환자는 간암 이외에 간경변증 등 기저 질환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암의 진행과 남아있는 간 기능을 평가해 간암의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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